페루 선교편지 3호 2020. 4. 12.
□ 근황 & 선교지 소식
올해 초 한국 방문 후, 코로나19로 미국과 페루의 입국 제한이 우려되어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2월 말 황급히 리마에 돌아왔습니다.
감사하게도 한국 방문 중 천안중앙교회 6-3남선교회와 저의 대학시절 CCC 친구들인 벧엘 모임에서 귀한 선교비를 후원해 주셔서 사역에 필요한 여러 종류의 침과 한약(과립제)을 준비해 왔습니다.
남은 선교비도 소중하게 잘 사용하겠습니다.
도착 후 저는 건강한 상태였지만 스스로 2주 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가지며 3월 16일부터 아가페 클리닉 진료 준비를 했습니다만, 3월 15일 페루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국경이 패쇄되고 전국민이 자택격리에 들어가게 되어 현재는 사역을 잠시 중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권순성 선교사님과 4월 13~20일 가기로 계획했던 안데스 넘어 Aucayacu지역 의료 사역도 가지 못하고 보류한 상태입니다.
'국가비상사태'도 처음에는 15일간으로 3월 말까지 선포되었으나 지금은 4월 26일까지로 연장되었습니다.
따라서 병원, 약국, 은행, 식료품 구입 등을 위한 외출만 허용되며, 오후 6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완전 통금상태입니다.
4월 12일 현재 페루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848명, 사망 181명, 완치 1,739명입니다.
모든 집회가 금지되어 교회에서의 예배도 불가한데, 저는 저의 모교회인 천안중앙교회의 온라인 예배 영상에 맞춰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 곳 선교사님들과는 카톡이나 전화로 안부를 묻고 기도 제목을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있습니다.
4월 26일 이후 비상사태가 종료될지 또는 재연장될지 모르지만, 이 곳의 의료체계가 열악하여 그 이후가 더욱 염려가 됩니다.
이 곳의 상황이 좀더 안정되고 한국 방문에서 돌아온 후 저의 사역도 자리가 잡힌 후에 선교 편지를 드리려고 했는데, 현재로서는 언제쯤 가능할지 예측하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 아가페 클리닉 사역
작년 12월부터 리마 Cercado의 Av. Guzman Blanco에 위치해 있는 아가페 클리닉에서 매주 월/수요일 오후 2시~6시 무료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곳은 약 30년 전 리마에 오셔서 사역을 시작하신 김성일, 김성숙 선교사님이 과거에 의료 사역을 하셨던 장소로 2명의 현지인 간호사도 함께 근무 중인데, 제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에 다시금 감사 드립니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8일까지 하루 5~8명 정도의 환자를 진료했는데 현재는 코로나19로 잠시 중단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환자용 베드가 하나뿐이어서 진료에 제한이 있었는데 앞으로 1개 더 추가하여 배치할 예정입니다.
페루의 '국가비상사태' 종료 후 진료를 재개하더라도 한방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와 가까이 접촉할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19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 Santiago de Chuco 의료선교
뜨루히요에서 사역하시는 이상기 선교사님의 Luz de Fe(믿음의 빛)교회 선교팀과 권순성목사님과 함께 Santiago de Chuco에서 의료사역을 진행했습니다.
우선 저는 리마에서 권 목사님과 함께 1월 10일 밤10시 버스로 리마를 출발하여 익일 아침 뜨루히요에 도착했습니다.
뜨루히요 Luz de Fe 교회에서 주일 예배 후 32명의 선교팀이 승합차로 출발하여 밤 8시 Santiago de Chuco에 도착했습니다.
선교팀 중에는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페루에 온 한국인 3명도 함께 했습니다.
Santiago de Chuco는 뜨루히요에서 동쪽으로 약 165Km 떨어진 지역으로 고도는 3120m입니다.
이튿날 아침 약 2시간 거리의 고도 3,700m 고산 지역으로 이동해 사역했고, 또 다음날에는 선교팀이 숙소로 사용하는 Satiago de Chugo의 집사님 댁에서 환자들을 진료했습니다.
한방의료, 일반의학과, 치과, 이미용, 어린이 전도 등의 사역을 진행했는데, 저도 고산병 증세가 좀 있었고 또한 쉴 틈 없이 치료해야 하는 많은 환자들로 인해 무척 힘들기도 했지만, 우리 선교팀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그들을 돌보는 모습에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다만 현지인들의 건강 및 위생 상태가 너무 열악함을 보고 참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 곳의 어린이들을 보며, 1960년대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시절, 시골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의 저의 모습을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선교팀 중에는 베네주엘라에서 온 자매도 있었는데, 저녁 시간 사역을 마무리하며 서로 받은 은혜를 나눌 때, 어쩔 수 없이 베네주엘라에 두고 온 자녀를 생각하며 눈물 흘리던 모습은 차마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날 어린 아이들을 돌보다가 고향에 두고 온 자신의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너무도 아팠던 것이지요.
한국에서 피상적으로만 듣고 느꼈던 베네주엘라의 안타까움을 여기서는 더욱 많이 체험하게 됩니다.
□ 기도 제목
1. 하나님의 은혜로 코로나19가 속히 종식되게 하시고, 이것을 기회로 많은 사람들이 영적으로 각성하고 회개하여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2. 언제나 영적으로 깨어 있어 하나님과 동행하며, 맡겨진 사역을 온전히 감당하는 선교사가 되도록
3. 만나는 모든 환자들이 영육간에 치유함을 받고, 동시에 예수님을 영접하여 구원의 백성이 되도록
4. 스페인어 학습에 빠른 진보가 있어 환자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보살필 수 있도록
5. 모든 후원자분들의 가정과 사업에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고 계획하시는 모든 일이 형통하도록, 또한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영육간에 항상 강건하여 2020년에도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6.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모두 건강하며 주어진 일들을 잘 감당하도록, 특히 손자 수윤이가 하나님 은혜로 지혜와 명철이 충만한 가운데 잘 자라도록
2020년 4월 12일 리마에서 조상민선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